삼성SDI에 대한 마지막 글. 1편에서는 이익의 질, 2편에서는 턴어라운드 단계와 성장률을 봤다. 이번에는 가격이다.
결론부터 쓰면, 자는 지금 가격(56.7만원, 분석시점인 10/9 종가 기준)에서는 새로 사지 않기로 했다. 눌림이 오면 53만~55만원에서 나눠 살 생각이다.
그리고 3Q26 실적을 확인한 뒤 종가가 59.7만원을 넘으면 더 산다. 아래는 그 이유.
1. 목표주가는 40만원부터 100만원까지
FnGuide 기준 19개 증권사 목표주가는 40.2만~100만원이다. 평균은 74.1만원이다. 현재가 56.7만원보다 31% 높다. (74.1 / 56.7 = 1.31)
재밌는 건 같은 이익 전망인데도 배수만 바꾸면 결과가 확 달라진다는 점이다. 배터리 셀 업종 배수(EV/EBITDA 8.2배) → 59만원 (iM, 7월) 전력기기 업종 배수(12.1배) → 80만원 (iM, 9월) 별도 적용 배수(15.5배) → 94만원 (DS, 10월) 결국 시장이 삼성SDI를 ‘배터리 회사’로 보느냐, ‘전력 인프라 회사’로 보느냐 같다.
2편에서 본 성장률도 같은 맥락이다. 높은 성장률을 보느냐, 꺾이는 델타값을 보느냐는 관점의 문제였다. 셀 업종 배수 기준 59만원은 현재가와 거의 같다. (59 / 56.7 = +4%) 배터리 회사로서의 가치는 이미 가격에 들어와 있다는 뜻아닐까.
참고로 LG엔솔과 비교하면 재무와 PBR은 삼성SDI가 낫고, 미국 ESS 생산능력은 작다.
부채/자본: 삼성SDI 77% vs LG엔솔 157% PBR: 삼성SDI 1.9배 vs LG엔솔 4.2배 미국 ESS 생산능력: 삼성SDI 30GWh vs LG엔솔 50GWh 이상
재무 쪽에서 하나 더 있다. 잉여현금흐름(FCF)은 10개 분기 연속 적자다. 누적 약 9.9조원, 2Q26 순차입금은 10.6조원이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 잔여 지분 10.22%가 남아 있다. 매각가 기준 약 9.1조원이다. 증자 없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남아 있다는 점은 경쟁사보다 낫다. SK온은 증자를 반복했다. 대신 지분법이익이 약 33% 줄어, 2027년부터는 본업 이익이 더 중요해진다.
2. 차트: 상승 추세 속 수축
1년간 207,000원에서 567,000원으로 174% 올랐다. (567 / 207 = 2.74배) 365일 추세선은 연 +120%로 여전히 상승 중이다.
눈에 띄는 건 볼린저밴드 폭이다. 14.1%로 1년 중 하위 10%다. 수축 뒤에는 한 방향으로 크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위든 아래든.
다만 걸리는 점도 있다. 상승 중인데 거래량이 줄었다. 20일 평균 거래량이 60일 평균의 0.83배다. OBV(거래량 누적 지표)도 가격과 엇갈린다.
지금 가격은 지지 1(55.5만~56.8만원) 위, 저항 1(57.8만~59.7만원) 바로 아래다. 57.8만~59.7만원은 1년간 거래가 적었던 얇은 구간이다.
8월 31일 고점도, 10월 8일 장중 고점(59.1만원)도 여기서 밀렸다. 뚫으면 60만원 초반까지 빠르게 갈 수 있다.
하지만 그 위 60만~72만원에는 4~6월 고점에서 물린 매물이 기다린다. 지금 사면 어떻게 되는지 현재가 56.7만원 기준으로 계산해 봤다.
손절선 45.7만원까지는 -19%다. 1차 목표 60만~63.8만원까지는 +6~13%다. 손익비는 1:0.5다. 쫄보인 내겐 손이 나가지 않는 자리이다.
3. 수급: 이 종목은 기관이 끌고 간다
주가가 30% 넘게 오른 네 달은 모두 기관이 대량 순매수한 달이었다. 크게 빠진 6월(-29%)은 기관이 3,661억원을 팔았다. 1년 누적 순매수는 아래와 같다. 기관: +1.47조원 외국인: +1.09조원 개인: -2.45조원 개인은 또 일찍 내렸다..
추정 평균 매입단가는 기관 51.3만원, 외국인 53.4만원이다. 현재가는 기관 단가보다 +10.5%, 외국인 단가보다 +6.2% 위다. (56.7/51.3, 56.7/53.4)
주가가 51만~53만원으로 내려오면 이들의 손익분기 근처다. 방어 매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1차 매수 구간을 53만~55만원으로 잡은 이유다.
삼성SDI가 2Q26에 영업이익 2,038억원을 내면서 7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주가는 1년 사이 174% 올랐다.
ESS는 포지션이 없어도 늘 들여다보던 섹터였다.
작년 8월에 미국 BESS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사의 기회를 정리하면서 LG엔솔보다 삼성SDI를 지켜보자고 썼었다. OBBBA의 PFE 조항 때문에 중국산 퇴출은 확정적이라고 봤고, ESS 사업이 전사 실적에 유의미하게 기여할 수 있는 쪽은 시가총액 15.5조원짜리 삼성SDI라고 계산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는 손익비가 안 맞았다. 다운사이드 -36%에 업사이드가 1:1도 안 나와서 ‘삼성의 수주 현황과 증가 속도를 보면서 업데이트할 아이디어’로 미뤄뒀다.
올해 1월에는 ERCOT, PJM, SPP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중단 조치를 꺼내는 걸 보면서 데이터센터에 BESS 설치가 필수가 되지 않겠냐고 적었고, 7월에는 호주 사례를 보면서 전력망 부담에 ESS만큼 손쉬운 해답이 없다고 썼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2차전지와 ESS 관련 포지션은 전혀 없었다.
그 사이 숫자가 달라졌다. 그때 15.5조원이던 삼성SDI 시가총액은 지금(10월 8일 종가 567,000원) 45.7조원이다.
그리고 최근 이차전지 섹터의 추세가 심상치 않다. 업황이 아니라 수급과 프레임이 먼저 움직이는 모습이다. ‘배터리 회사’로 묶여 있던 종목들이 AI 전력 인프라 쪽으로 다시 분류되는 중이라고 해야 할까. 지켜보자고만 쓰고 넘어갈 자리는 아닌 것 같아서, 일단 매수를 했다.
그리고 삼성SDI를 다시 처음부터 뜯어봤다. DART 공시, 증권사 리포트, 수급 데이터까지 모아서 보고서로 정리했고, 분량이 많아서 3편으로 나눠 올린다.
1편은 산업과 실적, 즉 ‘이익의 질’ 2편은 턴어라운드 단계와 이익 전망의 델타값 3편은 밸류에이션, 기술적 분석, 그리고 매매 계획이다.
이번에도 틀리기 위한 기록.
1. 산업: 성장의 중심이 EV에서 ESS로
2026년 글로벌 ESS 설치는 459GWh로 50% 늘지만, EV 배터리 수요는 1.5TWh로 13% 증가에 그친다. 배터리 전체 수요 중 ESS 비중은 19%에서 23%로 커진다.
EV는 지역별로 갈린다. 유럽 +20%, 중국 +5%, 미국은 -10%다.
미국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부족이 ESS 수요를 만든다. 데이터센터 IT 부하는 2026년 43GW에서 2030년 91GW로 늘 전망이다. 가스터빈 리드타임이 4년인 상황에서 가장 빨리 깔 수 있는 해답이 ESS라는 건 호주 사례에서도 봤다.
핵심은 미국 세액공제(48E)다. 비중국 공급망 비중을 2026년 55%에서 2030년 75%까지 요구한다. 세액공제를 반영한 투자비는 중국산 셀 $241.5/kWh vs. 한국 업체 미국 생산 $135.1/kWh로 추정된다.
작년에 PFE 조항 때문에 중국산 퇴출은 확정적이라고 썼는데, 그 방향은 맞아 가는 것 같다. 미국 ESS에서 중국 셀 점유율이 1H26 71.2%에서 2028년 3.9%로 줄 거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삼성SDI는 올해 미국 ESS 공급 계약 2건을 확보했다. 테슬라향 약 3조원(보도), 미국 에너지 기업 약 1.5조원. 모두 인디애나 스타플러스 공장 생산분이다.
다만 EV 쪽이 문제다. 최대 고객 BMW의 신규 플랫폼이 CATL 중심으로 바뀌면서 EV 물량이 3년째 줄었다.
2. 실적: 흑자 전환, 하지만
2025년 3분기 -5,913억원이 바닥이었고, 2Q26에 2,03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총이익률은 5.5%에서 24.9%로 올라 2024년 수준을 넘었다.
숫자만 보면 깔끔한 턴어라운드다. 하지만 뜯어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2Q26 영업이익 2,038억원 = 관세 환급 약 1,900억원 + AMPC 1,077억원 + 나머지 약 -940억원
관세 환급과 AMPC를 빼면 아직 적자다. 게다가 상반기 세전이익(4,358억원)보다 지분법이익(5,164억원)이 더 크다. 이익의 대부분이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3분기는?
DS투자증권은 3Q26 영업이익을 2,575억원, 대신증권은 2,590억원으로 본다. 컨센서스(1,318억~1,415억원)의 약 두 배다.
그런데 여기에도 GM JV 보상금 약 1,500억원과 AMPC 1,035억원이 들어 있다. 둘을 빼면 약 40억원. 손익분기 수준이다.
물론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관세 환급이 사라진 첫 분기에 일회성을 빼고도 적자가 아니라는 점은 2Q26과 다르다. ESS 매출은 국내 이연 물량으로 +35% QoQ, 소형전지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4Q26에는 인디애나 LFP 라인 양산으로 ESS 매출이 50~60% 늘 전망이다.
3. 2027년 이익의 대부분은 AMPC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이거다.
하나증권 추정으로 2027년 영업이익 1.48조원 중 AMPC가 1.40조원(94%), DS투자증권은 1.8조원 중 1.16조원(64%)이다.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어쨌든 절반 이상이 세액공제다. EV 부문은 2028년까지 적자가 이어진다.
AMPC 단가는 2030년부터 줄어 2033년 소멸한다. 즉, 미국 정책이 바뀌거나 미국 라인 가동이 늦어지면 2027~2028년 이익 전망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반가운 부분도 있다. 데이터센터용 BBU(셀 점유율 약 50%)와 UPS는 AMPC 없이도 이익을 낸다. 2Q26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70% 이상 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업이 삼성SDI를 ‘배터리 회사’가 아니라 ‘AI 전력 인프라 회사’로 보는 시나리오도 언젠가 나올수도 있겠다 싶다.
1편 정리 1) 산업 방향(EV→ESS, 탈중국)은 삼성SDI에 유리하다. 2) 흑자 전환은 맞지만, 2Q26·3Q26 모두 일회성과 AMPC를 빼면 손익분기 이하다. 3) 2027년 이익도 AMPC 의존도가 높다. 정책 리스크를 안고 가는 구조다.
결국 10월 말 3Q26 실적에서 보상금과 AMPC를 뺀 이익이 얼마인지 봐야 한다.
다음 편에서는 SK하이닉스의 2022~2024년과 비교해 삼성SDI가 턴어라운드의 어디쯤에 있는지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