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산업 분석] 5편_ 프레임 2 : 재생에너지 사업의 레버리지가 만드는 보수성 (Feat. 금리 인하 수혜 섹터인 이유)

[전력 산업 분석] 시리즈: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이 글은 2024년 9월 24일 20:12에 네이버 블로그에 처음 올린 글입니다.

1. 앞선 3편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은 매우 안정적인 대신 수익성이 아주 높지는 않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2. 이런 안정성은 금융을 일으키기 딱 좋은 조건이다. 금융 기관 입장에서는 정부가 보장하는 조건을 기반으로 대규모 자금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업이니까.

3. 따라서 이 사업의 수익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1) 부채와 자본금을 통해 만든 재생에너지 자산이 전기를 팔아서 만드는 수익률 = Project IRR (ROA와 유사한 개념)

(2) 부채를 제외하고 내가 주주로서 납입한 자본금 대비, 원리금을 갚고 남은 내 몫으로 떨어지는 수익(주로 배당) 률 = Equity IRR (ROE와 유사한 개념)

4. 투자를 공부하신 분은 다들 둘 중에 무엇이 중요한지 감이 올 것이다. 바로 E-IRR이다.

5. 비유하자면 서울 부동산과 같다.

6. ’06년 1분기부터 ‘21년 3분기까지 서울 아파트의 1년 평균수익률은 4%다.

7. 낮은 수익률이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우상향한다. 그래서 은행은 이 자산을 담보로 아파트 가격의 50% 가량(Loan to Value) 대출을 내준다.

8. 여기에서 4%의 수익률은 아파트 자산가치 대비(최초 부채+자본금의 합계) 상승률이니, ROA 혹은 P-IRR과 비슷한 개념이다.

9. 이 4% 수익을 만들기 위해 내가 낸 돈이 50%뿐이라면, 자본대비 수익률은 8%다.
( 4% 수익 = 10억 * 4% = 4천만 원, 4천만 원 / 내 돈 5억 원 = 8% )

10. 주식보다 부동산을 통해 부자가 된 사람을 찾아보기 쉬운 이유도 이 안정성과 레버리지 효과에 답이 있다.

11. 비슷한 개념으로 재생에너지 사업도 자본 전체로 보면 수익률은 낮지만(6~10%), 레버리지 효과를 반영한 자기자본 수익률로 보면 낮지 않다.

12. 그런 이유로 모든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레버리지를 끼고 사업을 한다.
– 이렇게 돈을 빌릴 수요가 확실한 것이고, 돈을 빌려주는 사람 입장에서도 아주 매력적인 자산이다.

– 현금흐름이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30년 뒤에 지급할 돈이 생기는 생명보험사 등의 Duration과 재생에너지 사업의 기간 20-30년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 게다가 경기 영향을 별로 타지도 않는다.

13. 심지어는 이런 재생에너지 사업은 너무나 안정적인 나머지, 금융기관에서는 사업자의 신용을 보지 않고, 해당 사업의 현금흐름만을 보고 돈을 빌려주기도 한다. 이를 Project Finance라고 부른다.

14. ‘사업의 현금흐름만 보고 투자한다’의 의미는, 사업이 망하면 사업주에게 쫓아가서 돈 내놓으라고 하지 않고, 이 사업으로 끝내겠다는 뜻이다. 이를 Non-Recourse Finance (비소구금융)라고 부른다.

15. 물론 이 경우에는 금융기관의 심사와 금리 등의 금융 조건이 더 까다로울 수 있다. 그럼에도 사업주 입장에서는 선호한다. 사업의 안전성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여기서 안전성은 안정성과 다른 개념으로, 사업주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아짐을 의미)

16. 즉, 재생에너지 사업은 반드시 막대한 레버리지를 활용해서 해야 하는 것이다.

17. 이런 이유로 최근의 금리 인하 추세 본격화의 수혜 섹터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 금리 인하는 신규 사업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리파이낸싱도 가능하다.

18. 이렇게 레버리지 효과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산업은 보수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19. 돈을 빌려주는 대주단의 의견이 중요할 수밖에 없고, 그들의 시각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20. 은행 직원 입장에서는 업사이드를 함께 누리는 것도 아닌데 굳이 검증 안 된 것을 써서 원리금 회수에 리스크가 생기는 것을 싫어할 수밖에 없다.

21. 그래서 Bankability라는 개념이 있다. 은행이 선호하는 기자재, 은행이 선호하는 사업 구조, 은행이 선호하는 사업주 등을 의미한다.

22. 작년에 우리나라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에서 중국산 터빈들이 낙찰된 것이 놀라운 이유다.

– 다만 이 사업들은 아직 금융약정은 안됐다. 보통 판매계약을 먼저하고 금융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 돈 빌리러 가면 ‘계약은 됐니?’ 먼저 물어보는 것.

23. 중국산 해상풍력 터빈들은 중국에서는 레퍼런스가 매우 많지만, 해외로 나와본 적이 거의 없다.
즉, 세계적인 상업은행들도 이런 터빈을 쓰는 사업에 Project Financing을 제공해 본 적이 없는 것이다.

24. 하지만 최근 해상풍력 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투자비 상승의 아픔을 함께 겪었다.

25. 상황이 이렇게 되니 심지어 유럽계 등 선진국 사업주도 중국산 터빈을 가지고 최소한 재무모델은 돌려보고, 실사도 진지하게 해보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이 터빈을 가지고 낙찰까지 받게 된 것이다.

26. 이런 보수적 특징은 에너지 업계 전반에 적용된다. 그래서 어떤 기술이 충분히 에너지 시장에 자리를 잡는지를 보고자 한다면 이런 것들을 살펴보면 좋다
– 그 제조사의 그 제품이 들어간 사업에 실제 금융이 일어났는지

– 일어났다면 정책금융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일반 상업은행인지

– 상업은행이라면 다른 은행들도 보고 따라 할 만큼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회사인지

27. 비슷한 맥락으로 연구소에서 어떤 에너지 신기술이 개발됐다는 뉴스가 나온다면 아직 갈 길이 꽤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사 논조상의 흥분과 시장의 반응 간에 상대한 간극이 있을 수 있다.

– 시제품화, 양산화 그리고 이렇게 은행들의 인정이라는 산을 넘어야 할 것이다.
– 그래서 만약에 그 기술을 개발한 회사 주주로 은행들을 설득해낼 수 있을 만큼 우수한 업체가 있다면 플러스 요인이다.

28. 이렇게 레버리지가 만드는 산업의 보수성은 재생에너지 섹터 투자자라면 꼭 이해해놓으면 좋은 특성이다.

원문: 네이버 블로그 (2024.09.24 작성)

[전력 산업 분석]_4편_미래 전력 시장의 상징은 ‘마이너스 전기 요금’ (Feat. 국장에서 전력망 메가트렌드 수혜주를 찾기 어려운 이유)

[전력 산업 분석] 시리즈: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이 글은 2024년 9월 23일 19:50에 네이버 블로그에 처음 올린 글입니다.

ChatGPT가 만들어줬어요.. 패널이랑 터빈이 집안에 설치된건 제 잘못이 아니에오..
ChatGPT가 만들어줬어요.. 패널이랑 터빈이 집안에 설치된건 제 잘못이 아니에오..

1. 전력 산업은 우리가 실감하는 것보다 훨씬 역동적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1) [수요]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맞춰 공급을 확보해야 하고,

2) [발전] 이 공급 방식도 기존에 많이 쓰던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로 구성해야 하며,

3) [전력망] 그로 인해 증가하는 전력망 확충 &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도 같이 해줘야 하고,

4) [유연성] 전력망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유연성 공급 수단도 같이 강구해야 한다

5) [소비] 심지어 전기 소비에 있어서도,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닌 돈을 버는 소비도 나타난다.

2. 전 세계 전력 시장은 이렇게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국내 상장 기업 중 이 메가트렌드를 통해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은 한정적이다.

3. 예컨대 전력기기 3총사(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전선업체(가온전선, 대한전선, LS마린솔루션), 그리고 BESS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이차전지 업체 정도가 아닐까.

4. 해외에서는 이런 역동성에 기반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회사들이 등장하고 있고, 오늘 WSJ 기사는 그 역동성을 잘 보여준다

https://www.wsj.com/business/energy-oil/electricity-that-costs-nothingor-even-less-its-happening-more-and-more-53f16e49?

5. 나는 이런 역동성을 반영하는 전력 시장의 상징이 (과장을 조금 보태어) ‘마이너스 전기 요금’이라고 생각한다.

6. 마이너스 전기요금은 전기를 쓸 때 오히려 돈을 받고, 발전을 할 때 오히려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7. 전력 계통에 너무 많은 전력 (보통 재생에너지)이 공급되어 전력망이 오히려 부담을 느끼고 있을 때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

8. 재생에너지가 아닌 원자력부터 석탄, 가스 발전원은 변동비가 상당하다. 전기를 생산할 때마다 발생하는 비용이 있다는 것인데 예상하는 것처럼 바로 연료비(우라늄, 석탄, 가스)다.

9. 재생에너지는 이런 변동비가 거의 없어서, 하루에 일정 시간은 0원에 전기를 판매해도 무방하다.

10. 심지어 전기 1MWh를 생산하여 전력망에 공급할 때마다 별도로 팔 수 있는 쿠폰을 한 장씩 준다면 어떨까?

11. 이런 쿠폰을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줄여서 REC라고 부른다.

12. 이 REC를 우리나라에서는 발전회사들에게 팔 수 있다. 그들은 발전량의 일정 비중(올해는 13.5%)은 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은 RE100 기업들에도 팔 수 있다.

13. 그렇다면 재생에너지 발전소 입장에서는 이런 선택도 가능하다. 전력망에 1MWh의 전력을 공급하여 5만원짜리 REC를 하나 받고, 전기는 마이너스 2만원쯤에 손해 보고 판매하는 것이다. 그래도 3만원은 벌 수 있다. 이런 매커니즘으로 마이너스 전기요금도 가능한 것이다.

14. 이는 전력시장이 수요와 공급을 가격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5. 오늘 WSJ 기사에서는 네덜란드 전기소비자의 사례가 나온다.

16. 이 사람은 이번 여름 동안 전기를 ‘사용’해서 돈을 벌었다. 심지어는 집에 이웃까지 불러서 전기를 같이 씀으로써, 돈을 더 버는 데 도움을 받았단다.

17. ‘마이너스 전기요금’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다.

18. 일반적인 전기요금은 어느 나라나 kWh당 얼마에 판매한다는 고정 전기 요금이거나, 아니면 우리나라처럼 여기에 누진율을 반영한 정도가 될 것이다.

19. 네덜란드에는 이런 고정 전기요금에서 탈피해서 ‘유연’요금제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등장한 것이다.

20. 이들의 전력 서비스를 이용하면 스마트 미터기는 전기요금이 떨어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특정 지점이 되어서야 전기차를 충전시킨다.

21. 이 남자는 지난 5달간 이렇게 해서 한 5만원 벌었다고 한다. 많지는 않지만 서비스 이용 요금을 충당하기에는 충분하고, 무엇보다 자동차를 공짜로 탔으니까 개꿀

22. 비슷한 모델로 밤에 세탁기가 돌아가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밤에 전력수요가 적고, 풍력발전이 늘어나는 시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23. 문제는 이렇게 유연한 전력시장을 가진 지역이 아직 많지는 않다는 것인데, 이런 상황은 점점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24. 일단 서유럽과 캘리포니아에서부터 퍼져나가고 있다.

25. 유럽에서는 전기요금이 Zero이거나 마이너스인 시간이 ’22년에는 일 년 중 0.3%(약 26시간) 였다면, 올해는 벌써 6%(약 394시간) 이었다고 한다.

26. 이 비중은 역시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을수록 높은데, 네덜란드는 8%, 핀란드는 11%, 스페인은 12%다. 우리가 먹고 온 하몽은 공짜 전기로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것..

27. 현재 전체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유럽이 44%이고, 미국은 21% 이다(우리나라는 9% 수준). 미국에서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특히 높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는 이미 ‘제로요금’이 흔해졌다고 한다.

28. 다만 올해 캘리포니아의 살인적인 전기요금 문제도 심각했기에 전기위원회에서는 이렇게 전기가격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 걱정이 많았지만, 이런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https://www.wsj.com/business/energy-oil/why-californians-have-some-of-the-highest-power-bills-in-the-u-s-a831b60e?st=QnkeSb

29. 오히려 이런 유연성을 통해 소비자가 전기 소비 시간을 조절하여 전기 요금을 아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30. 그 방법을 손쉽게 찾아주는 회사가 노르웨이 전력회사 Tibber인데, 굳이 직접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 스스로 공부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동으로 최적의 충전/소비 패턴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31. 유럽의 산업계도 적응해나가고 있다. 화학설비는 일반적으로 껐다 켰다를 빨리하기가 어려운데, 영국의 Linde는 전기 요금에 맞춰서 빠르게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 산업용 가스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32. 독일 최대 전력소비업체인 Trimet (알루미늄 제조사)도 전력 상황에 따라 전력 소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전기로를 개조하고 있다.

33. 전력망 입장에서는 이렇게 전기사용자들이 경제적 유인에 따라 자발적으로 사용량을 조절해 주면 불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아낄 수 있다.

34. 그래서 캘리포니아는 이런 유연요금의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35. 자, 그렇다면 이런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이보다 더 많이 확대되면? 나중에는 전기를 공짜로 쓰는 세상이 올까?

36. 물론 그건 아니다. 지금도 미국기준으로 전기요금의 60%만 발전 비용이고, 나머지는 송배전 비용이다.

37. 송배전 비용은 앞으로 전기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더 많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38. 또, 앞서 설명한 REC 등의 보조금은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이유는 이런 보조금은 다른 발전원보다 비싼 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를 보조해 주기 위함이었는데, 이제는 재생에너지가 보조금 없이도 다른 발전원과 경쟁가능한 수준이 됐기 때문.

39. 완전 공짜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서비스를 이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이쯤 읽으면 다들 드실 텐데, 우리나라는 언제 가능해질까?

40.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가장 경직된 전력 시장 중 하나다. 수요-공급을 반영한 전기 요금이 아니라, 원가를 반영한 전기 요금도 아직 도달하지 못했으니까..

41. 국가의 개입으로 모두가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맞다.

42. 하지만 그 반대 급부로 전력 시장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기업을 찾기도 드문 게 사실이다.

43. 이런 트렌드에 맞는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유망 스타트업은 최근 상장한 그리드위즈, 그리고 비상장사 엔라이튼과 해줌정도가 아닐까 (다른 유망 기업 아시는 분께서는 댓글을 통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4. 우리나라 전력 시장이 바뀌기를 기다릴 수는 없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일 아닐까.

1) 이런 트렌드를 인식하고 해외 전력 시장 내 상장사들이 어떻게 사업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그중에 기회를 찾는다.

2) 국장의 전력기기 업체들이 이 시장에서 먹거리를 계속 찾아내는지를 지켜본다.

원문: 네이버 블로그 (2024.09.23 작성)

[전력 산업 분석] 3편_재생에너지 사업의 안정성과 수익성 그리고 미래

[전력 산업 분석] 시리즈: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이 글은 2024년 9월 23일 00:11에 네이버 블로그에 처음 올린 글입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재생에너지 기자재 업체에 대한 이해도는 상당하다.

2. 흔히 많이 살펴보는 업체로는 아래 업체들이 대표적일 것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소재 및 기자재 제조 업체별 시가총액]

업체명대표 업역시가총액(기준 : ’24년 9월 20일)
한화솔루션태양광패널 제조39,965 억원
씨에스윈드풍력타워 제조29,014억원
OCI홀딩스태양광소재 폴리실리콘 제조13,773억원
SK오션플랜트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조9,146억원
동국S&C풍력구조물 제조1,683억원
유니슨풍력터빈 제조1,283억원

3. 하지만 막상 이들에게 기자재를 사서 발전 사업을 하는 회사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 기자재 vs. 발전 둘의 구분은 당연하지만 중요하고 유의미하다. 2010년대 전세계 태양광 업계에서 파산 소식이 잇다를 때 어떤 사람들은 재생에너지 업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천만의 말씀.

– 이때 헐값에 패널을 사서 정부의 보조금을 넉넉히 받으면서 수익을 낸 회사들이 바로 유틸리티 기업들이다.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 중에서도 이 시기에 태양광발전소를 매입하여 경제적 자유를 이루신 분들이 꽤 계신다 – 물론 사기 당한 케이스 제외)

– 재생에너지발전업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부족한 이유는 아무래도 국장에 관련 사업 비중이 대부분인(Pureplay) 기업이 2개밖에 없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명대표 업역시가총액(기준 : ’24년 9월 20일)
SK이터닉스신재생에너지 사업 개발, EPC, 운영업6,253 억원
대명에너지신재생에너지 사업 개발, EPC, 운영업2,794 억원

4. 그 외 발전사인 SK이노베이션(구 SK E&S의 재생에너지 사업부문)과 포스코인터내셔널도 관련 사업을 하고 있지만 비중이 크지 않다.

5. 그럼에도 NextEra Partners를 대표로 하는 해외 유틸리티사 중에는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비중이 상당한 회사가 많으므로, 이들 입장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자.

6. 재생에너지 자산의 특징으로는 대체적으로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 정부에 의해 그 수익률이 타이트하게 규제되는 전력망 사업(Regulated Network Utility) 대비해서는 그 수익률의 편차가 크다.

7. 전력망 사업은 아주 제한적인 사업자만 참여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를 봐도 아직 한국전력만이 영위할 수 있는 독점 사업인바, 포트폴리오에 안정성을 더하기 위한 차선책으로써 재생에너지 자산 편입을 고려할 수 있는 것이다.

8. 여기에서 안정성이란 수익의 예측가능성이다. 재생에너지 사업은 경기 침체나 국제 정세와 큰 관계없이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각국의 전력청이나 한국전력같은 공기업과 20년 이상의 장기 공급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 PPA)을 체결하기 때문에 판매 리스크가 아주 낮다. 다만 한 가지 변수에 주의해야 하는데, 기준금리에 대한 영향이다.

9. 재생에너지 사업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총 투자비의 70~80% 정도를 금융으로 조달하여 안정적인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금리에 큰 영향을 받는 게 당연하다.

10. 아래는 CBRE社의 2023년 분석 자료인데, CBRE는 운용자산이(Asset Under Management) USD 142 Bil (한화 192조원)에 이르는 미국 1위 실물 자산(Real Asset)운용사로, 부동산, 데이터센터로 더 유명하다.

11. 이 자료는 상장되지 않은 재생에너지 자산 130개의 2008년 ~ 2021년 실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인데, 이 중 101개가 태양광과 풍력이고, 나머지는 29개는 수력, 바이오, BESS로 구성된다)

12. 이 자료에서는 재생에너지의 안정성을 주주 잉여현금흐름 대비 배당금 비중으로 나타낸다.

13. 재생에너지의 경우 이 값이 30% ~ 85% 수준으로, 전력망 사업 보다 조금 부족한 수준이다.

14. 수익률(Project IRR)의 경우에도 전력망 사업의 경우 9% ~ 11%에 분포하고 그 편차도 작은 반면, 재생에너지 사업은 6% ~ 10%로 더 넓고 낮게 위치해있다.

15. 낮은 수익률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대비해서 2~3% 정도의 Spread 만큼 안정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이다.

16. 이런 2~3%의 Spread는 과거 10년가량 지속되어온 수준으로, 2008년 ~ 2013년까지는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각국 정부가 지급한 안정성 보조 장치와 보조금을 이용하여 더 높은 5% 수준의 Spread를 만들기도 했다.

(참고 : 이 Spread가 밸류 업의 기본 요소이다.)

17. 워런 버핏이 ‘에너지 사업으로는 부자가 될 수는 없어도, 부를 지킬 수는 있다’고 얘기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I’ve always said about the energy business,
it’s not a way to get real rich, but it’s a way to stay real rich,
Warren Buffett

18. 향후에 블로글를 통해 소개하게 될 해외 선진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이렇게 낮지만 안정적인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들을 찾아냈는데, 인프라 투자 사업에서의 금융 기법들이 많이 사용된다.

19. 우선 사업의 자체 수익률인 Project IRR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단위(MW) 당 투자비 절감, 운영 내재화를 통한 유지 보수 비용 절감과 이용률 극대화 등을 통해 향상시킨다.

20. 그리고 주식 투자에서 ROE가 가장 중요하듯, 전력 사업에서는 Equity IRR이 가장 중요하다.

21. 선진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E-IRR을 극대화하기 위해 발전사업법인을 대상으로 여러 용역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22. 우선 사업을 최초 개발한 사업주(Sponsor)로써 발전사업법인에 부지를 매각한다거나 인허가 성공 보수 등을 받을 수도 있고, 각종 용역을 제공할 수도 있으며, 다른 사업자에게 지분을 매각하여 수익을 우선 회수할 수 있다.

23. 또, 해당 업체가 EPC나 O&M 역량이 있다면 다른 주주들 동의하에 발전법인에 이런 역무를 수행하고 별도로 수익을 챙길 수 있다.

24. 그뿐인가, 운영 이후 원리금이 어느 정도 상환되면 해당 법인을 감자 시키고 주주대여금을 제공하여 원리금을 받음으로써 배당보다도 더 이른 시점에 현금을 회수하면서 절세 효과까지 챙길 수 있다.

25. 하지만 재생에너지 사업의 난이도는 최근에 더 높아지고 있다. 전력청과의 15 ~ 25년 고정가격계약이라는 든든한 안전장치가 변화하고 있다.

26. 시장은 조용하지만 꾸준히 고정가격계약이 아닌 현물시장에 전력을 팔거나, 입찰에 참여해야 하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2017에는 유럽 풍력 사업의 75%가 고정가격계약을 체결하였지만 2030년이 되면 이런 경우는 6%에 머물게 된다.

27. 재생에너지 사업을 잘 하는 업체는 그 해자를 키워서 High Risk & High Return을 하게 되는 것인데, 여기에서 High Risk 부분을 각자의 역량에 따라 줄여나갈 수 있다. 그 방법으로써 대표적인 것이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이다. 발전소의 고장을 예측하여 고장률을 낮추고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다.

28. 특히 중국의 경우는 재생에너지 자산에 BESS 연계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아직은 전력 시장에 유연성이 없어서 다양한 BESS 사업 모델이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29. 하지만 유럽처럼 완전히 유연화된 시장에서는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예측하여 재생에너지 자산과 BESS를 연계하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사업자도 점차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원문: 네이버 블로그 (2024.09.23 작성)

[전력 산업 분석] 2편_전력망 유연성 이슈 (Feat.Fluence Energy)

[전력 산업 분석] 시리즈: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이 글은 2024년 9월 9일 20:34에 네이버 블로그에 처음 올린 글입니다.

1. 전력산업의 구조는 이렇다. 돈의 흐름 기준으로 단순화했다.

[ (1) 정부 -> (2) 전력망 운영 회사 -> (3) 발전사 -> (4) EPC와 O&M 회사 -> (5) 기자재 회사 -> (6) 소재 및 원자재 회사 ]

2. 앞선 글(아래)에서는 (1) 정부 -> (3) 발전사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3. 전력 시장은 정부의 발표나 각종 기관의 전망치를 그대로 믿기보다, 스스로 정말 이런 인프라 확충에 정부가 돈을 쓰게 될지 판단해 보는 게 중요하다.

4. 그런 의미에서 다른 글에서는 영국에서 풍력 발전소에 가하고, 전력망 회사가 부담한 출력 제한 비용을 근거로 BESS 설비 투자가 전력망 회사 입장에서 타당성을 갖는다는 것을 살펴봤었다.

5. 오늘은 그 유연성 이슈 자체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해 보자.

6. 일단 이 시나리오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과거 10년처럼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출처 : 미국 태양에너지 산업 협회
출처 : 미국 태양에너지 산업 협회
출처 : 미국 태양에너지 산업 협회
출처 : 미국 태양에너지 산업 협회

7. 지난 10년 사이에 미국 태양광 설비 비용은 MWh 당 ‘2010년 60억 원에서, ‘24년 상반기 14억 수준으로 10년 만에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환율 1,400원/USD)

8. 이렇게 태양광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같은 기간 동안 태양광이 매년 미국에 새로 설치되는 발전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졌다. 2024년에는 50%도 넘었다.

9. 신규 설치되는 규모를 금액으로 표현하면 얼마일까? 2020년부터 연 20GW씩 설치되어 왔으니, 연 28조 원 시장이다. (2023년 40GW 설치는 제외)

10. 우리는 태양광과 풍력이 지속적으로 전력망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리라고 본다. (자세한 이유는 나중에 자세히 다뤄보자)

11. OECD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평균은 이미 30%를 넘어섰고,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결국 유연성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12. 유연성은 날씨에 따라 재생에너지가 전력망의 전력 공급량을 들쭉날쭉 흔들 때, 이 공급의 흔들림과 전력 수요 사이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역할을 말한다.

13. 즉 재생에너지가 급격히 줄어들 때는, 빠르게 발전량을 늘려주고, 그 반대로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늘어날 때는 급격하게 발전량을 줄여줘야 한다.

14. 석탄화력발전소나 원자력 발전소는 이렇게 빠르게 발전량을 움직여 줄 수 없다. 화력 발전 중에서는 가스 발전소가 이런 기동력이 가장 빠른 편이다.

15.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늘어나면 이런 전력 수요와 공급 사이 불균형 외에도 전기의 품질에도 문제가 생긴다.

16. 화력발전소의 발전기는 회전하면서 운동에너지를 만들어 내는데, 이 운동에너지가 관성을 만든다.

17. 이 관성은 전력망내에서 전력의 품질인 주파수를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18. 전력망에서 회전체(회전하면서 발전하는 화력발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면 관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19. 이런 관성 유지 문제에도 BESS가 이용되기도 하고, 최근에는 가스터빈을 전기공급이 아닌 관성 공급을 위한 목적만으로 돌리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한전의 발전 자회사인 남부발전이 세계 최초로 성공)

20. 이처럼 재생에너지가 늘어나서 생기는 ‘유연성과 관성’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수단은 여러가지가 있다.

21. 송전단에서 계통연계점(Interconnector)을 확대하여 더 큰 전력망을 만드는 것도 해소 법 중 하나다. 남는 전기를 수요가 있는 더 먼 곳까지 보낼 수 있다면 BESS의 수요는 줄어든다.

22. 하지만 영국이나 우리나라처럼 바다와 북한 때문에 전력망을 다른 나라와 연계할 수 없는 나라는 그 자체로 BESS의 수요가 높아진다.

23. 국가간이 아니라, 국내 전력망간 연계도 우리나라의 사례에서 보듯 쉬운 일이 아니다.

24. 영국도 발전은 스코틀랜드 북해 지역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에서 이뤄지는데, 수요는 런던 인근 남쪽에 위치한다

25. 북쪽과 남쪽을 잇는 송전망의 용량의 한계 때문에 풍력 단지의 발전을 멈추도록 요청하는 ‘출력 제한’이 이미 영국내에서 심각하게 발생하는 중이다.

26. 유럽은 전력 수요나 송전망의 용량을 초과하는 ‘유휴’ 전력으로 수소를 만들어서 보관하는 방식도 고안하고 있다.

27.즉, 에너지 저장 기술 간에도 경쟁이 있는 것. (그런 맥락에서 양수발전도 있지만 그 공급량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다)

28. 이런 모든 정황을 다시 정리하자면 재생에너지 보급률과 전력망 현황 그리고 다른 유연 자산과의 경쟁 관계에 따라 나라마다 BESS가 필요한 정도와 규모가 달라진다.

29. 즉, 우리가 Fluence Energy를 대상으로 산업 분석을 하고 있다면, 이 회사가 거점을 갖고 있거나 신규 진입하는 국가 별로, BESS의 시장성에 대한 판단해봐야 하는 것이다.

31. 주식 공부하다 보면 도대체 어디까지 파야 하나 싶을 때가 있는데, 굿뉴스는 이런 전력 시장 공부는 유효기간이 긴 편이다.

32. 왜냐하면 전력 시장은 빠르고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전력 시장의 성격 때문인데, 이는 별도로 다루겠다)

33. 그래서 이 계통 유연성에 대한 주제만큼은 10년 전 자료도 올해 자료만큼이나 유효하더라. 크게 획기적으로 바뀔 수 없어서 예측한 대로 되기 마련이다.

한줄요약. BESS의 시장성은 나라마다 다르니, 내가 투자하는 회사의 진출 국가와 전략을 보고 각자 다양한 판단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PS.한편으로는 이렇게 오랫동안 예측 가능했고 지적되어온 문제에 대한 대비가 안된다면 전력망 사업자의 과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국은 그 책임을 전력망 사업자가 지고, 풍력발전소에 출력 제한을 가하는 피해를 보상해 주고 있다.

원문: 네이버 블로그 (2024.09.09 작성)

[전력 산업 분석] 1편_산업 구조 (높으신 분들의 생각을 먼저 이해하자)

[전력 산업 분석] 시리즈: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이 글은 2024년 9월 6일 21:01에 네이버 블로그에 처음 올린 글입니다.

1. 투자 시나리오는 역시 산업 분석에서 시작해야 한다.

2. 전력 산업 구조는 어느 나라나 비슷하고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한 번 공부해 놓으면 다른 나라 볼 때도 쉽다. 유효 기간이 긴 공부 주제다.

3. 전력 산업 최상단에는 각국 정부가 있다.

4. 각국 정부에서 가장 큰 형님은 역시 돈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다.

5. 기재부는 국가 전략을 기획하고 그에 필요한 세금은 어떻게 걷고, 쓸 것인지(예산안)를 정하고, 국회의 승인을 받는다.

6. 예를 들어 전기 요금 인상도 산업부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기재부가 허락해 줘야 할 수 있다.

7. 에너지를 담당하고 있는 산업부는 기재부와 협의된 예산 안에서 아래와 같은 일을 수행한다.

8. 산업부는 국가적 필요성에 따라 발전원 구성을 어떻게 할지(전력수급기본계획), 이를 위한 송변전 설비를 어떻게 확충할지(장기 송변전설비계획)계획하며, 필요한 예산을 배정한다.

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 (2023, 산업통상자원부)
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 (2023, 산업통상자원부)

9. 이 계획의 실행은 국가기관과 공기업이 주로 담당한다.

10. 주요 국가기관으로는 정책 입안보다는 실행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과 전력 시장을 운영하는 전력거래소가 있다.

11.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력 시장에 대한 통계가 궁금하면 전력거래소에, 해상풍력 입찰 경과가 궁금하면 에너지공단에, 해상풍력 로드맵을 통해 시장 규모를 추산하고 싶다면 산업부에 들어가면 된다.

12. 이들 기관이 중요한 이유는 정부의 정책이 계획에서 그치지 않고 ‘실행’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이 실행되어야 기업 실적이 나오니까.

13. ’00년에 무엇을 00GW 한다더라.’ 같은 정부 계획이나 기관 전망치를 그대로 믿기보다 아래의 답을 스스로 해보면서 실행될 가능성을 스스로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1) 정부는 그게 왜 필요한가?
2) 반대하는 사람은 왜 반대하는가?
3) 정부는 그 일에 필요한 예산을 정말 반영하였나?
4) 그 정책이 사업자가 돈을 투입하기에 충분한 수준인가?

14. 그래서 다음에 살펴볼 회사가 중요하다. 이들은 계약을 하고, 대금을 지급하는 ‘회사’니까.

15. 전력망을 운영하는 회사다. 즉, 송전과 배전 사업. 묶어서 송배전망 사업이나 전력망 사업으로 부른다.

16. 송배전망은 국가의 혈관과도 같다. 누가 마음먹고 끊어버리면 그 지역 산업과 주민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17. 이처럼 국가 안보에 아주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발전 사업은 일부 민간에 개방하고 있지만, 송배전망은 여전히 공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돈이 그렇게 없는데도)

18. 우리나라의 송배전망(전력망)을 담당하는 회사가 바로 한국전력공사이다.

19. 배전사업을 한다는 것은 우리 같은 소비자에게 전기 요금을 받는다는 것이고,

20. 송전사업을 한다는 것은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준다는 것이다.

21. 변압기와 전선을 사주는 회사이기도 하다.

22. 이렇게 전력망을 정부 산하의 공기업 하나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 요금 인상 억제도 가능하다.

23. 만약에 발전사업자도 지금처럼 민간발전사 없이 모두 공기업이었다면 적자를 여기저기 분산시켜서 눈속임을 할 수 있었으려나.

24. 아무튼 반대로 우리 나리와 달리 땅이 커서 어쩔 수 없이 하나의 공기업이 전 국토에 전력망을 깔고 관리할 수 없는 나라의 경우에는 각 주별로 전력망을 담당하는 공기업이 있거나, 민간기업들이 전력망 사업을 하고 있다.

25. 앞서 밝힌 것처럼 전력망은 국가 주요 인프라이기 때문에 외국 기자재를 쓸지언정, 외국 자본이 소유권과 운영권을 갖는 것은 쉽지 않다.

26. 이런 성격이 기자재에서도 경쟁국의 진입을 막는 명분으로 사용된다.

27. 발전 사업은 그나마 민간과 외국에 열려있는 편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8. 태양광 사업의 경우 개별 사업 규모가 크지 않은 반면, 해상풍력 사업의 경우 GW 급도 많기 때문에 최근 얘기가 나온다.

29. 발전사업은 산업부가 발전사업 허가를 내주고, 주주나 사업 계획 변경이 있으면 허락도 해준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존 발전사업의 주주가 외국자본으로 변경되는 것에 제재를 가할 수 없다. 향후에도 그럴 듯.

30. 또, 발전사업자와 발전사의 전기를 사주는 전력망 사업자 관계에서 중요한 점은 전력망 사업자의 신용도다.

31. 전력망 사업자인 한전은 한국 정부 산하의 공기업이기 때문에, 한전의 신용등급은 한국 정부 신용등급에 준하는 수준이다.

32. 따라서 한전과 체결하는 전력판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 PPA)은 일종에 전기를 생산해서 팔기만 하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금융이 쉽게 일어난다.

33. 특히 재생에너지의 경우 지금까지는 발전해서 송전망에만 올리면 무조건 사줬기 때문에 금융에 더 용이했다.

34. 무조건 사준다는 것의 반대는 전기 요금이 저렴하고 전력계통에 여유가 있어야 사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35. 신재생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발전원들은 하루 전에 다음날 발전단가(정확히는 연료비로 대부분 구성되는 변동비)를 써내면, 그중 저렴한 순서대로 전기를 사준다.

– 이 구조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서 다뤘다.

36. 비싸면 전기 사줄 테니 발전소 돌리라는 급전지시를 받지 못하고 노는 것인데, 이때도 고정비는 보상해 준다.

37. 애초에 산업부가 전력망에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발전사업허가를 내준 발전소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전력망에 물려있다는 것 자체에 대한 보상으로 고정비를 보상해 준다.

38.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는 발전하면 무조건 사주기 때문에 이런 용량요금은 없다.

39. 위에서 전기를 사주는 조건으로 가격 외에 계통에 대한 여유가 또 있었다.

40. 계통에 대한 여유가 부족해서 출력을 제한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41. 출력 제한이 필요한 만큼 전력망에 ‘유연성’이 부족해지고, 이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때문이다.

42. 이 유연성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음 글에서 살펴보자.

43. 이상, 여기까지가 정부 -> 전력망 사업자 -> 발전사업자로 이어지는 산업 구조를 살펴봤고, 전력망 사업자의 고민인 ‘계통 유연성’ 이슈를 잠시 살펴봤다.

원문: 네이버 블로그 (2024.09.06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