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산업 분석] 1편_산업 구조 (높으신 분들의 생각을 먼저 이해하자)

[전력 산업 분석] 시리즈: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이 글은 2024년 9월 6일 21:01에 네이버 블로그에 처음 올린 글입니다.

1. 투자 시나리오는 역시 산업 분석에서 시작해야 한다.

2. 전력 산업 구조는 어느 나라나 비슷하고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한 번 공부해 놓으면 다른 나라 볼 때도 쉽다. 유효 기간이 긴 공부 주제다.

3. 전력 산업 최상단에는 각국 정부가 있다.

4. 각국 정부에서 가장 큰 형님은 역시 돈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다.

5. 기재부는 국가 전략을 기획하고 그에 필요한 세금은 어떻게 걷고, 쓸 것인지(예산안)를 정하고, 국회의 승인을 받는다.

6. 예를 들어 전기 요금 인상도 산업부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기재부가 허락해 줘야 할 수 있다.

7. 에너지를 담당하고 있는 산업부는 기재부와 협의된 예산 안에서 아래와 같은 일을 수행한다.

8. 산업부는 국가적 필요성에 따라 발전원 구성을 어떻게 할지(전력수급기본계획), 이를 위한 송변전 설비를 어떻게 확충할지(장기 송변전설비계획)계획하며, 필요한 예산을 배정한다.

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 (2023, 산업통상자원부)
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 (2023, 산업통상자원부)

9. 이 계획의 실행은 국가기관과 공기업이 주로 담당한다.

10. 주요 국가기관으로는 정책 입안보다는 실행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과 전력 시장을 운영하는 전력거래소가 있다.

11.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력 시장에 대한 통계가 궁금하면 전력거래소에, 해상풍력 입찰 경과가 궁금하면 에너지공단에, 해상풍력 로드맵을 통해 시장 규모를 추산하고 싶다면 산업부에 들어가면 된다.

12. 이들 기관이 중요한 이유는 정부의 정책이 계획에서 그치지 않고 ‘실행’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이 실행되어야 기업 실적이 나오니까.

13. ’00년에 무엇을 00GW 한다더라.’ 같은 정부 계획이나 기관 전망치를 그대로 믿기보다 아래의 답을 스스로 해보면서 실행될 가능성을 스스로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1) 정부는 그게 왜 필요한가?
2) 반대하는 사람은 왜 반대하는가?
3) 정부는 그 일에 필요한 예산을 정말 반영하였나?
4) 그 정책이 사업자가 돈을 투입하기에 충분한 수준인가?

14. 그래서 다음에 살펴볼 회사가 중요하다. 이들은 계약을 하고, 대금을 지급하는 ‘회사’니까.

15. 전력망을 운영하는 회사다. 즉, 송전과 배전 사업. 묶어서 송배전망 사업이나 전력망 사업으로 부른다.

16. 송배전망은 국가의 혈관과도 같다. 누가 마음먹고 끊어버리면 그 지역 산업과 주민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17. 이처럼 국가 안보에 아주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발전 사업은 일부 민간에 개방하고 있지만, 송배전망은 여전히 공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돈이 그렇게 없는데도)

18. 우리나라의 송배전망(전력망)을 담당하는 회사가 바로 한국전력공사이다.

19. 배전사업을 한다는 것은 우리 같은 소비자에게 전기 요금을 받는다는 것이고,

20. 송전사업을 한다는 것은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준다는 것이다.

21. 변압기와 전선을 사주는 회사이기도 하다.

22. 이렇게 전력망을 정부 산하의 공기업 하나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 요금 인상 억제도 가능하다.

23. 만약에 발전사업자도 지금처럼 민간발전사 없이 모두 공기업이었다면 적자를 여기저기 분산시켜서 눈속임을 할 수 있었으려나.

24. 아무튼 반대로 우리 나리와 달리 땅이 커서 어쩔 수 없이 하나의 공기업이 전 국토에 전력망을 깔고 관리할 수 없는 나라의 경우에는 각 주별로 전력망을 담당하는 공기업이 있거나, 민간기업들이 전력망 사업을 하고 있다.

25. 앞서 밝힌 것처럼 전력망은 국가 주요 인프라이기 때문에 외국 기자재를 쓸지언정, 외국 자본이 소유권과 운영권을 갖는 것은 쉽지 않다.

26. 이런 성격이 기자재에서도 경쟁국의 진입을 막는 명분으로 사용된다.

27. 발전 사업은 그나마 민간과 외국에 열려있는 편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8. 태양광 사업의 경우 개별 사업 규모가 크지 않은 반면, 해상풍력 사업의 경우 GW 급도 많기 때문에 최근 얘기가 나온다.

29. 발전사업은 산업부가 발전사업 허가를 내주고, 주주나 사업 계획 변경이 있으면 허락도 해준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존 발전사업의 주주가 외국자본으로 변경되는 것에 제재를 가할 수 없다. 향후에도 그럴 듯.

30. 또, 발전사업자와 발전사의 전기를 사주는 전력망 사업자 관계에서 중요한 점은 전력망 사업자의 신용도다.

31. 전력망 사업자인 한전은 한국 정부 산하의 공기업이기 때문에, 한전의 신용등급은 한국 정부 신용등급에 준하는 수준이다.

32. 따라서 한전과 체결하는 전력판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 PPA)은 일종에 전기를 생산해서 팔기만 하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금융이 쉽게 일어난다.

33. 특히 재생에너지의 경우 지금까지는 발전해서 송전망에만 올리면 무조건 사줬기 때문에 금융에 더 용이했다.

34. 무조건 사준다는 것의 반대는 전기 요금이 저렴하고 전력계통에 여유가 있어야 사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35. 신재생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발전원들은 하루 전에 다음날 발전단가(정확히는 연료비로 대부분 구성되는 변동비)를 써내면, 그중 저렴한 순서대로 전기를 사준다.

– 이 구조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서 다뤘다.

36. 비싸면 전기 사줄 테니 발전소 돌리라는 급전지시를 받지 못하고 노는 것인데, 이때도 고정비는 보상해 준다.

37. 애초에 산업부가 전력망에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발전사업허가를 내준 발전소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전력망에 물려있다는 것 자체에 대한 보상으로 고정비를 보상해 준다.

38.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는 발전하면 무조건 사주기 때문에 이런 용량요금은 없다.

39. 위에서 전기를 사주는 조건으로 가격 외에 계통에 대한 여유가 또 있었다.

40. 계통에 대한 여유가 부족해서 출력을 제한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41. 출력 제한이 필요한 만큼 전력망에 ‘유연성’이 부족해지고, 이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때문이다.

42. 이 유연성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음 글에서 살펴보자.

43. 이상, 여기까지가 정부 -> 전력망 사업자 -> 발전사업자로 이어지는 산업 구조를 살펴봤고, 전력망 사업자의 고민인 ‘계통 유연성’ 이슈를 잠시 살펴봤다.

원문: 네이버 블로그 (2024.09.06 작성)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