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미국증시, VIX, 옵션만기를 참고하면 코스닥 트레이딩에 유리할까?(코스닥 트레이딩 4편)_261020

지금까지 세 편에 걸쳐 코스닥150 ‘사팔사팔’ 트레이딩(변동성 수확 전략)을 백테스트했다.

그런데 여기까지의 규칙은 전부 KODEX 코스닥150의 과거 가격 하나만 보고 만든 것이다.
실제로 내일 코스닥이 얼마나 출렁일지는 간밤 미국 증시, 미국 물가 발표, 옵션 만기 같은 바깥 사정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이번에는 질문을 바꿔봤다.

“내일 코스닥 변동성에 영향을 준다고 학계에 알려진 외부 요인이 있다면, 그걸 넣으면 전략이 좋아질까?”

논문을 찾고 하나씩 검증하다 보니 이야기가 꽤 길어졌다.
시간 순서대로 쓰면 복잡해서, 학계는 무엇을 말하나 → 검증해 보니 어땠나 → 실제 투자에 어떻게 쓸 것인가 순서로 정리한다.
먼저 한 장 요약이다.

한 장 요약
한 장 요약

1. 학계는 무엇을 말하나

학계 연구: 한국 증시 변동성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
학계 연구: 한국 증시 변동성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

찾아본 연구를 요인별로 정리하면 이렇다.

  • 간밤 미국 증시: 가장 근거가 많다. 1997~2002년 다우·나스닥과 코스피200·코스닥을 비교한 연구는 미국 장중 변동성이 다음 날 한국의 시가 갭과 장중 변동성으로 강하게 넘어온다고 했다. 또 한국 개인투자자가 간밤 미국 뉴스에 과잉반응해서, 시가에 크게 갭이 뜬 뒤 장중에 되돌려진다는 연구도 있었다(Kim·Choi·Lee 2010, Park·Yi 2011).
  • VIX·VKOSPI: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담긴 ‘시장이 예상하는 변동성’이다. 여러 예측 지표 중 VKOSPI가 미래 변동성을 가장 잘 맞혔다는 연구(Chun·Cho·Ryu 2019), VKOSPI 자체는 국내 변수보다 S&P500과 VIX로 더 잘 예측된다는 연구(Han·Kutan·Ryu 2015)가 있다.
  • 지표·금리 발표: 예정된 거시지표 발표 전후로 옵션 내재변동성이 오르고, 그중 통화정책 발표의 영향이 가장 컸다(한국은행 Lee·Ryu 2019). 미국 지표 발표 직후 한국 주식의 변동성과 거래량이 반응한다는 연준 연구도 있다(Wongswan 2003).
  • 파생상품 만기일: 장 마감 단일가로 정산 가격을 정하는 구조 때문에 만기일 마감 전후로 가격과 변동성 이상이 나타난다(KDI Park·Lim 2003).
  • 투자자 수급: 개인 매매는 변동성을 키우고, 외국인 매매의 효과는 시기에 따라 달랐다.
  • 원/달러 환율: 결과가 엇갈렸다. 위기 때는 VIX를 거쳐 함께 움직이는 정도로 보는 게 무난하다.

다만 대부분 코스피 대상이고, 표본도 1997~2016년으로 오래됐다. 코스닥, 그리고 요즘 시장에서도 맞는지는 직접 확인해야 한다.


2. 어떻게 검증했나

검증 방법: 예측력과 거래 성과 두 단계
검증 방법: 예측력과 거래 성과 두 단계

두 단계로 나눴다.

  1. 예측력: 이 요인들을 넣으면 ‘내일 하루 얼마나 출렁일지’를 더 잘 맞히는가.
  2. 거래 성과: 더 잘 맞힌다면, 그 예측으로 매수 간격과 익절 폭을 정했을 때 실제 수익이 좋아지는가.

예측의 기준으로는 HAR 모형을 썼다.
어려운 이름이지만 내용은 단순하다. 내일 변동성을 ‘어제 변동성, 최근 1주 평균, 최근 1달 평균’ 세 가지로 예측한다.
변동성 예측 연구에서 가장 기본으로 쓰는 모형이고, 여기에 외부 요인을 하나씩 더해 봤다.

가장 신경 쓴 것은 미래 데이터가 섞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매달 초, 그 전날까지의 데이터로만 모형을 다시 만들고 그 달을 예측·거래했다.
이를 ‘걸어가며 검증(walk-forward)’이라고 한다.

데이터는 5분봉(2021.09~2026.10)과 일봉(2016~2026) 두 가지를 썼다.
5분봉은 대신증권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치가 5년이라, 그보다 앞선 시기는 일봉으로 넓혀서 봤다.
두 데이터가 겹치는 2021~2026년에서 결과가 비슷하게 나오는 것을 먼저 확인했다.

(ATR, 이격도, MDD, Sharpe 같은 용어는 따로 정리한 글이 있으니 낯설면 먼저 읽어보시길 권한다.)


3. 검증 ① 예측은 좋아졌다. 단, 조건부로

검증 ① 예측력: 구간별 HAR 대비 예측 오차 개선
검증 ① 예측력: 구간별 HAR 대비 예측 오차 개선

HAR 모형은 모든 구간에서 지금 쓰는 ATR(14)보다 19~28% 더 정확했다. ATR은 최근 14일을 똑같은 비중으로 평균 낸다. 반면 HAR은 어제의 출렁임에 더 큰 비중을 둔다. 그래서 시장 분위기가 바뀔 때 더 빨리 따라간다.

외부 요인은 결과가 갈렸다.

  • 2024년 7월 이후 고변동 국면: VKOSPI를 넣으면 예측이 11% 더 좋아졌다. 논문 결과와 같다.
  • 2017~2021년, 2022~2024년: VKOSPI와 미국 증시를 넣으면 오히려 예측이 나빠졌다(-1~-15%).

처음에 5년 데이터를 한 번 나눠서 봤을 때는 “VKOSPI가 가장 강력한 예측 변수”라는 결론이었다.
그런데 기간을 넓혀 보니 시장이 크게 출렁일 때만 통하는 변수였다.

검증 ① 시가 갭 이후 장중 흐름
검증 ① 시가 갭 이후 장중 흐름

논문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갭 되돌림’은 지금 시장에서는 사라졌다.
2015~2021년에는 논문처럼 시가 갭이 장중에 되돌려지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2021년 이후에는 반대로 갭 방향으로 이어졌다.
+1.5~3% 상승 갭으로 시작한 날은 시가 이후에도 평균 +1.07% 더 올랐다.
“큰 하락 갭이면 장중 반등을 노리고 사자” 같은 규칙은 지금 시장에서는 근거가 없다는 뜻이다.

검증 ① 이벤트 날의 고저폭
검증 ① 이벤트 날의 고저폭

이벤트 날도 확인했다.
미국 CPI 발표 다음 날은 평소보다 12%, FOMC 다음 날은 5% 더 출렁였다.
반면 선물옵션 만기일과 한국은행 금통위 날은 오히려 잠잠했다.
투자자별 수급(개인·외국인 순매수)은 예측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4. 검증 ② 예측이 좋아져도 거래 성과는 그대로였다

검증 ② 예측 규칙별 거래 성과
검증 ② 예측 규칙별 거래 성과

여기서부터가 핵심이다.
예측을 더 잘하는 모형으로 매수 간격과 익절 폭을 정해 백테스트해 봤다.
결과는 ±0.5%p 안에서 오락가락했다. 어떤 구간에서는 조금 낫고, 어떤 구간에서는 조금 못했다.
유일하게 그럴듯해 보였던 ‘FOMC·CPI 다음 날 간격 넓히기’도 4년 검증에서는 효과가 없었다.

이유는 사다리 계좌의 보유 기간에 있다고 본다.
한 번 산 계좌는 익절될 때까지 며칠에서 몇 주를 들고 간다.
그러니 성과를 좌우하는 건 ‘내일 하루’의 변동성보다 그 기간 전체의 출렁임이고, ATR(14)이 이미 그 역할을 꽤 잘하고 있었다.
내일 변동성을 더 정확히 맞혀도 간격이 매일 조금씩 흔들릴 뿐이었다.

논문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변동성을 더 잘 예측한다’와 ‘이 전략으로 돈을 더 번다’는 다른 문제였다.


5. 검증 ③ 10년으로 넓히자 더 중요한 게 보였다

검증 ③ 10년 평가금액과 낙폭
검증 ③ 10년 평가금액과 낙폭

검증 기간을 10년으로 넓히면서 예상하지 못한 것을 발견했다.
2018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균형형 전략의 낙폭이 -42%였다. 5년 백테스트에서 본 최대 낙폭 -19%의 두 배가 넘는다.

과정은 이렇다.
2018~2019년 코스닥은 급락 없이 1년 넘게 천천히 내려갔다.
그동안 변동성이 낮아서(ATR 평균 2.2%) 매수 간격도 2% 안팎으로 좁았다.
결국 20개 계좌를 다 쓴 상태에서 2020년 3월 코로나 급락을 맞았다.
2020년 8월에 회복하긴 했지만, 실제로 겪었다면 버티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낙폭을 줄이려고 시도해 본 장치가 40가지다.

  • 사다리 조정: 매수 간격 하한, 깊어질수록 간격 넓히기, 계좌 수 늘리기, 120일선 아래에서 간격 넓히기 등
  • 레버리지·인버스 혼합: 과열 구간에서 인버스를 섞고 과매도 구간에서 레버리지를 섞는 방식. 2021~2026년 5분봉에서는 수익과 낙폭이 모두 좋아졌던 규칙이다
  • 추세 추종: 200일선·120일선 아래로 내려가면 매수 중단, 보유분 정리, 인버스 보유
검증 ③ 낙폭을 줄이려 시도한 40가지 장치
검증 ③ 낙폭을 줄이려 시도한 40가지 장치

그림의 점선은 “균형형에 자금을 덜 넣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뒀을 때”의 선이다.
대부분의 장치가 이 선 근처나 그 아래에 모였다.
결국 낙폭을 줄인 만큼 수익도 줄었다는 뜻이고, 자금을 덜 넣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레버리지·인버스 혼합은 뼈아팠다.
2021~2026년에는 좋았지만, 2017~2021년에는 낙폭이 -50%를 넘었다.
2017년 강세장에서는 과열 신호마다 인버스를 샀다가 손실을 봤다.
2018~2019년 완만한 하락에서는 과매도 신호마다 레버리지를 샀다가 그대로 물렸다.
최근 5년에 맞춰진 규칙이었던 것이다. 기간을 넓혀 보지 않았다면 모르고 썼을 것이다.

그나마 일관되게 조금이라도 나았던 것은 매수 간격 하한 3% 하나였다.
잠잠한 장에서 간격이 지나치게 좁아지는 것을 막아, 10년과 5분봉 모두에서 위험 대비 수익이 조금 좋아졌다.


6. 실제 투자에는 이렇게 쓰겠다

활용 계획
활용 계획

정리하면 이렇다.

  • 매수 간격은 ‘1.0×ATR, 단 최소 3%’로 바꾼다. 매일 저녁 받는 거래 가이드에도 이미 반영했다. 지금은 ATR이 5% 안팎이라 당장은 달라지는 게 없고, 시장이 잠잠해지면 작동한다.
  • 외부 요인은 거래 규칙에 넣지 않는다. 아침에 미국 증시를 보고 가이드를 다시 계산하는 것도 하지 않는다.
  • 레버리지·인버스 혼합과 추세 추종은 쓰지 않는다.
  • 낙폭은 규칙이 아니라 투입 비율로 관리한다.
투입 비율별 수익률과 최대 낙폭
투입 비율별 수익률과 최대 낙폭

마지막 표가 이번 검증에서 얻은 가장 실용적인 결론이다.
이 전략의 10년 Sharpe는 약 0.37로 Buy&Hold(0.30)보다 높다. 그런데 이 비율은 규칙을 이리저리 바꿔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얼마를 넣을지다.
2018~2020년 같은 장이 다시 와도 견딜 수 있는 낙폭이 얼마인지 먼저 정하고, 거기에 맞춰 이 전략에 넣는 몫을 정하려 한다.


한계

  • 2015~2021년은 분봉이 없어 일봉으로 근사했다. 하루 안에서 여러 번 사고판 효과는 빠져 있다.
  • 고변동 국면은 사실상 2026년 한 번뿐이라, ‘VKOSPI는 고변동 때만 통한다’는 결론도 표본이 작다.
  • 연구 대부분이 코스피 대상이라, 코스닥에 딱 맞는 선행 연구는 찾지 못했다.

논문에서 시작해서 결국 “얼마를 넣을 것인가”라는 아주 기본적인 질문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길이 헛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무엇이 통하지 않는지는 숫자로 확인했으니까.

본 글은 정보 제공 및 분석 목적이며, 특정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나 조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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