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150 트레이딩 백테스팅 3편, ATR 4.91% 간격은 너무 넓지 않을까? 내 경험과 백테스트가 부딪혔다_261019

지난 글에서 이런 결론을 냈다.

매수 간격과 익절 폭을 고정된 1.5%·0.5%로 두지 말고, 시장의 변동성에 맞춰 늘였다 줄였다 하자는 것이다.
그 기준으로 쓴 지표가 ATR(14)이다.
최근 14거래일 동안 하루에 평균 몇 % 움직였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시장이 거칠어지면 커지고 잠잠해지면 작아진다.

규칙은 이렇다.

  • 매수 간격 = 1.0 × ATR% (직전에 산 가격보다 이만큼 더 떨어지면 다음 계좌 매수)
  • 익절 폭 = 0.6 × ATR% (종가가 120일 이동평균선 위에 있는 상승 추세라면 1.5 × ATR%, 최대 5%)
  • 20일 이격도 105 초과(과열)면 매수 중단, 볼린저 %B가 0 미만(과매도)이면 2계좌분 매수
  • 자금은 20개 계좌로 나눈다(균형형)

나는 이 규칙으로 매일 저녁 7시, 다음 날 쓸 거래 가이드가 내 텔레그램 봇으로 들어오도록 해두었다.
코스닥150 시세를 받아 ATR,이격도,%B를 계산하고, 내일 몇 원에 사고 몇 원에 팔지까지 알려준다.
앞으로는 규칙을 기계적으로 돌리기보다, 이 가이드를 기준점으로 삼아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런데, 4.91%?

10월 16일 종가 기준 ATR(14)은 4.91%였다.
가이드대로라면 매수 간격 4.91%, 익절 폭 약 2.9%(지금은 120일선 아래라 0.6 × ATR)다.

솔직히 2년간 이 전략을 직접 굴려온 내 경험에서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는 매수 간격을 넓혀야 한다는 건 확실하다.
나도 하락이 거세지면 1.5%를 3~4%로 넓혀왔다.
그런데 4.91%는 너무 크게 느껴진다.

매도 쪽은 더 어색하다.
나는 오히려 변동성이 클수록 매도 폭을 줄여서, 0.3~0.5%처럼 작은 이익을 여러 번 빠르게 적립해나가는 방식으로 운용해왔다.
그런데 가이드는 매도 폭을 0.6 × ATR, 약 2.9%로 대폭 넓히라고 한다.
손이 덜 가는 건 좋은데, 과연 거래가 되기는 하는 걸까?

백테스트는 이렇게 우리 경험에 반하는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장점이기도 하다.
내 걱정이 맞는지, 과거 데이터로 반론을 확인해볼 수 있으니까.

그래서 세 가지를 물어봤다.

  1. ATR이 4.91% 이상이었던 날은 얼마나 되나? 그런 날에 이 규칙으로는 하루에 몇 번 거래하게 되나?
  2. 그 구간만 떼어 보면 수익률, MDD, Sharpe는 어땠나? 간격을 좁혔다면?
  3. 매도 폭을 내 방식처럼 0.3~0.5%로 줄였다면?

데이터: KODEX 코스닥150(229200) 5분봉 2021.09.02~2026.10.16(1,250거래일), 고변동 구간은 1분봉으로 재확인. 자본 1억 원, 수수료 0.015%, 매수·매도마다 1틱 불리하게 체결된다고 가정했다.


질문 1. 4.91% 이상인 날은 얼마나 되나

ATR은 그날 아침에 확정된 ‘전일 종가 기준’ 값을 썼다. 실제 가이드가 쓰는 값과 같다.

1,250거래일 중 90일, 전체의 7.2%였다.
5년간 ATR의 중앙값은 2.27%이고, 상위 10%가 4.34%, 상위 5%가 5.88%다.
지금은 5년 중 상위 7% 안에 드는, 꽤 드문 고변동 장이다.

흥미로운 건 이 90일이 전부 2026년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기였던 2022년 하락장에서도 ATR이 이 수준까지 올라가지는 않았다.

ATR(14) 4.91% 이상이었던 연속 구간
ATR(14) 4.91% 이상이었던 연속 구간

그럼 이런 날 거래는 얼마나 일어날까. 매수와 매도 체결을 합친 횟수다.

고변동 날의 하루 체결 횟수
고변동 날의 하루 체결 횟수

간격이 넓어지면 거래가 끊길 거라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간격이 넓어지는 만큼 시장도 크게 움직이니, 거래 빈도는 평소와 거의 같다. 대략 이틀에 한 번 체결된다.
대신 한 번 팔 때 남기는 이익이 커진다. 매도 1건의 평균 순수익률은 고변동 날 4.38%로, 평소(2.11%)의 두 배였다.


질문 2. 그 구간만의 성과, 그리고 간격을 좁혔다면

먼저 지표 두 개만 짚고 가자.
MDD(최대 낙폭)는 평가금액이 고점에서 가장 많이 빠졌던 비율, 즉 ‘가장 아팠던 순간’이다.
Sharpe ratio는 수익을 변동성으로 나눈 값으로, 같은 위험을 지고 얼마나 벌었는지를 본다. 높을수록 좋다.

5년 전체를 한 번에 돌린 결과에서, ATR 4.91% 이상인 90일의 하루 수익률만 뽑아 이어 붙였다.

고변동 90일만 이어 붙인 성과
고변동 90일만 이어 붙인 성과

같은 날들에서 그냥 들고 있던 사람은 고점 대비 46%가 빠졌다.
ATR 규칙은 13% 빠지는 데 그쳤고, Sharpe는 오히려 평소보다 높았다.
역시! 변동성이 큰 날이 이 전략에게는 나쁜 날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럼 내 감각대로 간격을 좁혔다면 어땠을까.
가장 길었던 64일짜리 하락 구간(코스닥150 -26%)을 빈 계좌 1억 원에서 새로 시작해 돌려봤다.

64일 하락 구간: 매수 간격별 성과
64일 하락 구간: 매수 간격별 성과

간격을 좁히면 길게 이어지는 급락에서 계좌를 너무 빨리 써버린다.

수익은 늘지 않고, 낙폭만 2~3배로 커졌다.

물론 반대 경우도 있었다. 3월처럼 고변동이지만 금방 회복한 구간에서는 좁은 간격이 1~2%p 더 벌었다.
문제는 지금이 ‘금방 끝날 급락’인지 ‘길게 갈 급락’인지 미리 알 수 없다는 것이다.
4.91% 간격이면 20개 계좌를 다 쓸 때까지 약 63% 하락을 견딘다(2계좌씩 사는 날이 없다면). 넓어 보이는 간격이 계좌를 지키는 장치였다.


질문 3. 매도 폭을 0.3~0.5%로 줄였다면

이번엔 매도 쪽이다. 고변동 날에만 익절 폭을 여러 가지로 바꾸고, 나머지 날은 그대로 뒀다.

먼저 5년 전체(매수 간격은 1.0 × ATR 유지).

고변동 날의 익절 폭별 성과(5년 전체)
고변동 날의 익절 폭별 성과(5년 전체)

익절 폭을 1~4% 사이 어디에 두든 결과는 비슷했다.
확실히 나쁜 건 양 끝, 특히 0.3%와 0.5%였다.

다음은 64일 하락 구간을 1분봉으로 다시 본 결과다.
작은 마진으로 짧게 여러 번 왕복하는 건 5분봉에서 놓칠 수 있어서, 더 촘촘한 데이터로 확인했다(5분봉 결과도 거의 같았다).

64일 하락 구간: 익절 폭별 성과(1분봉)
64일 하락 구간: 익절 폭별 성과(1분봉)

여기서는 내 경험이 맞았다.
하락이 길게 이어지는 고변동 장에서는 마진을 줄여 반등마다 빨리 팔고 빠지는 쪽이 낫다.
들고 있는 계좌가 적게 쌓이니 MDD가 -11%에서 -6%로 거의 절반이 된다.

다만 그 최적점은 0.3%가 아니라 1% 안팎이었다. 이유는 두 가지다.

  • 비용. 한 번 사고파는 데 수수료 0.03%에 슬리피지 2틱(지금 가격 약 13,000원에서 0.08%)이 들어 약 0.11%가 나간다. 0.3% 마진이면 3분의 1이 비용으로 사라진다.
  • 비율. 평소 ATR이 2%일 때의 0.5% 마진은 하루 움직임의 4분의 1이다. ATR이 4.9%인 날 같은 비율이 되려면 1.2%는 돼야 한다. 0.3%는 고변동 장에서는 ‘잡음’ 수준이다.

반대로 상승·횡보 성격의 고변동 구간(3월)에서는 넓은 익절이 유리했다. 0.3%로 팔면 +0.1%, 가이드대로(상승 추세라 1.5 × ATR) 팔면 +1.2%였다.
작게 팔면 오르는 장에서 이익을 다 놓친다.

그리고 내 감각을 둘 다 적용한 조합, 즉 좁은 매수 간격(0.5 × ATR) + 작은 매도 폭(0.3%)은 64일 하락 구간에서 하루 9회를 체결하고도 MDD -16%였다.
손은 가장 많이 가는데, 결과는 가이드보다 나빴다.


정리하면

  • ATR 4.91% 이상은 5년 중 7%뿐인 드문 장이다. 그래도 거래는 이틀에 한 번꼴로 일어난다.
  • 그런 날 ATR 간격(4.9%)은 Buy&Hold MDD -46%를 -13%로 막았다. 간격을 좁히면 긴 급락에서 낙폭이 2~3배 커진다.
  • 매도 폭은 1~4% 사이라면 큰 차이가 없다. 하락 추세의 고변동 장이라면 1~2%로 줄이는 것도 괜찮다.
  • 하지만 0.3~0.5% 고정 마진은 고변동 장에서 비용과 잡음에 먹힌다.

한계도 분명하다.
ATR이 이 정도로 높았던 독립 구간은 사실상 다섯 번, 그중 긴 하락은 한 번뿐이다.
숫자는 방향을 보여줄 뿐, 정답으로 받아들이기엔 표본이 작다.


그래서, 나는

결론적으로 나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간격을 넓혀야 한다는 내 감각은 맞았지만, 얼마나 넓혀야 하는지는 데이터가 나보다 과감했다.
작게 여러 번 판다는 내 습관도 방향은 맞았지만, 0.3%는 너무 작았다.

그래도 1.5~2%에 매수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4.9%로 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우선 매수 간격은 4% 정도, 매도 폭은 1.5% 정도 수준으로 해보려고 한다.
조금씩 조금씩 ATR에 기반한 투자에 익숙해져 가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그 결과는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

참고: 이 글은 개인적인 백테스트 기록이며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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