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전략을 소개한 적이 있다.
2024년 11월, 코스닥이 600대로 내려왔을 때 시작한 코스닥150 ETF 트레이딩이다.
계좌를 나누어 KODEX코스닥150이 떨어질 때마다 매수했다가, 오를 때마다 파는 전략을 11월 14일부터 사용했다.
지수가 떨어지든 말든 나는 일간~일중 발생하는 변동성에서 돈을 버는 게 이 전략의 핵심인데, 문제는 그러려면 떨어질 때 떨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총알이 필요하다.
처음 이 전략을 알린 글에서는 왜 코스피가 아니라 코스닥인지도 적었다.
그 이유는 일중(Intraday) 변동성에 있다. … 이 Spread에 돈 벌 기회가 있다.
그리고 4개월 후기에서는 이렇게 정리했다.
경험상 이 전략의 장점은 돈을 잃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연 환산 수익률이 10~20% 정도 된다는 점이다.
지난 7월에는 같은 전략(4848)을 다시 시작했다는 글도 썼다.
왜 백테스트를 했나
이 전략의 기본은 간단하다.
- 계좌를 여러개 개설하고 자본을 나눠 넣는다.(내 경우 24개)
- 첫 계좌로 매수 후 주가가 0.5% 오르면 팔고, 1.5% 하락하면 다음 계좌로 매수한다.
- 계속 하락하면 계속 매수하고, 오르면 오르는 대로 판다.
간단한 전략이지만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다.
시장의 하락 추세가 강하다고 생각하면 1.5%가 아니라 3%, 4% 하락할 때 매수할 수도 있다.
시장이 너무 올랐다고 생각하면 매수를 멈추거나 줄일 수도 있다. 심지어는 인버스를 매수할 수도 있다.
다만 이 모든 운용의 묘를 나는 아직은 감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운용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시그널과 그에 따른 운용 전략을 도출하고자 했다.
최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수익률이 좋은 것도 이 전략을 더 깊게 파보는데 좋은 동력이 됐다.
학계에서는 이런 전략을 변동성 수확(Volatility Harvesting) 이라고 부른다.
섀넌의 악마(Shannon’s Demon), 리밸런싱 프리미엄 같은 이름으로도 불린다.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만 하면, 오르내리는 진폭 자체가 수익이 된다는 아이디어다.
물론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가정이 깨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단은 기본 원칙을 운용의 묘 없이 그대로 실천한다고 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 결과를 살펴보자.
데이터와 규칙
데이터는 대신증권 크레온 플러스 API로 받았다.
KODEX 코스닥150(229200) 5분봉 약 5년치(2021.09.02~2026.10.16)다.
(대신증권은 1분봉 2년, 5분봉 5년치를 준다.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것 중에는 가장 길다.)
규칙은 아래와 같다.
- 자본 1억을 24개 계좌로 나눈다.
- 직전에 산 가격보다 1.5% 떨어지면 다음 계좌로 산다.
- 계좌마다 자기가 산 가격보다 0.5% 오르면 그 계좌는 전부 판다.
- 계좌를 다 팔고 나면, 그 뒤 고점에서 1.5% 떨어질 때 다시 들어간다.
현실 비용도 넣었다.
수수료 0.015%, 그리고 체결이 한 호가(5원) 불리하게 된다고 가정했다.
국내 ETF라 거래세와 매매차익 세금은 없다.
백테스팅상의 실제 매매 결과는?

위 차트는 올해 3월 3일~10일 6거래일이다.
3월 4일 장중에 전날 종가 대비 -14.7%까지 빠졌던 날이 있었다.
전략은 떨어지는 동안 14개 계좌까지 채웠고,
다음 날 시가가 튀어 오르면서 아래쪽 계좌들이 한꺼번에 팔렸다.
이 6일 동안 매수 99번, 매도 95번.
실현이익은 378만원, 총 자본 1억원 대비 3.8%였다.
캥거루 장세에서 이 전략이 얼마나 일을 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5년 전체로 보면 이렇다.
매도는 1,892번, 전부 +0.5% 익절이다.
그래서 실현이익(파란 선)은 단 한 번도 꺾이지 않고 5,100만원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손실은 사라진 게 아니라, 팔지 않은 계좌의 평가손실로 쌓여 있었다.
2022년 하락장에서는 총손익이 -2,000만원까지 내려갔고,
10월 16일 현재도 평가손실이 3,430만원이다.
하지만 코스닥 ETF 전체가 개별주처럼 상장폐지 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들어
나는 언젠가 회수 할 수 있는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요즘 같은 장세에는 평가손실을 무릅쓰고 매수한다.
그냥 사서 들고 있었으면?

같은 기간 첫날 1억을 한 번에 사서 들고만 있었을 때와 비교했다.
- CAGR(연평균 수익률): 변동성 수확 +3.07% / Buy&Hold -2.06%
- 누적 수익률(ROI): +16.73% / -10.11%
- 최대 낙폭(MDD): -36.82% / -51.60%
- Sharpe Ratio: 0.25 / 0.12
- 표준편차(연): 24.80% / 36.26%
- 베타: 0.61 / 1.00
- Sortino Ratio: 0.37 / 0.18
(Sharpe·Sortino는 무위험수익률 0% 기준, 놀고 있는 현금의 이자는 0으로 계산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덜 잃고 조금 더 벌었다.
2022년(-18% vs -36%)이나 2024년(-9% vs -19%) 같은 하락장에서 손실이 절반 수준이었다.
반면 2023년(+34% vs +45%), 2025년(+27% vs +37%) 같은 상승장에서는 덜 올랐다.
계좌를 다 팔고 나와서 오르는 걸 구경만 하는 구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복기: 내가 몸으로 겪은 것과 숫자가 같았다
24년 11월 복기 글에 이렇게 썼었다.
원칙이 주가가 1~2% 떨어질 때마다 계좌를 채워놓는 것인데, 이때 내가 가진 계좌 7개 중 대부분이 비슷한 평단가에서 채워져 버렸다.
그러고는 주가 빠지기 시작했다. … 계좌가 다 차버려서 기회가 없었다.
백테스트에서도 정확히 같은 문제가 보였다.
24개 계좌를 1.5% 간격으로 깔면, 첫 매수가에서 29% 정도 빠질 때까지만 버틸 수 있다.
5년 중 24개 계좌가 모두 찬 날이 191일이었다.
그 기간에는 아무리 출렁여도 살 돈이 없어서 수익을 못 낸다.
그리고 내 실제 체감 수익률(4개월 6%, 연 환산 18%)과 백테스트(연 3%)의 차이도 짚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 나는 지수가 바닥권이라고 판단한 시점에만 들어갔다.
백테스트는 시점을 가리지 않고 5년 내내 기계적으로 돌렸다.
둘, 나는 0.5~1% 간격으로 더 촘촘하게 거래했고, 인버스도 섞었다.
결국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언제 어떻게 과열이라고 판단하고, 그때 어떻게 거래할 것인가? 언제 어떻게 과매도라고 판단하고 어떻게 거래할 것인가?
이게 중요하다.
앞으로 할 것
이제부터는 최적화다.
- 매수 간격(1.0~3.0%), 매도 폭(0.5~2.0%), 계좌 수(12~40개)를 바꿔가며 돌려본다.
- 앞 구간(2021~2024)으로 고르고, 뒤 구간(2024~2026)으로 검증한다. 과거에만 맞춘 숫자를 피하려는 목적이다.
- 놀고 있는 현금에 CMA 이자를 붙여 본다.
- 지수 위치(이동평균, 매물대)에 따라 진입을 조절하는 필터를 붙여 본다.
이번 결과는 스냅샷으로 남겨둔다.
최적화 후에 비교하기 위해서다.
간단한 전략인데, 숫자로 뜯어보니 생각보다 할 이야기가 많다.
천천히 하나씩 보자.
참고: 이 글은 개인적인 백테스트 기록이며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